20대에게 힙해진 불교, 제니·RM·케데헌에서의 불교코드[라이프 트렌드 2026 중에서]

2025. 10. 13. 11:15알고보면 쓸모있는 [쉬운 경제]

 

한국 사회는 이미 무종교가 다수를 이루는 시대입니다.
2023년 한국리서치 정기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 중 약 7명 중 1명만이 특정 종교를 가지고 있으며 나머지는 무종교라고 답했습니다. 무종교 응답 비율은 70%를 넘습니다.[20대에게 힙해진 불교, 제니·RM·케데헌에서의 불교코드]

 

이들은  영성을 포기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종교’ 대신 현실을 견디는 정신적 기술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인내, 평정, 불안 조절, 마음챙김, 집중 — 이들은 종교가 아닌 생존의 언어로 받아들입니다.
놀랍게도 이런 감각은 기독교보다 불교의 언어와 감수성에서 더 편하게 발견됩니다.

이 글은 “20대에게 힙해진 불교, 현세에 충실한 코드 때문일까?”라는 질문을 품고, 젊은 세대가 왜 불교적 태도에 끌리는지, 그 속에 담긴 시대정신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20대 무종교 비율 70%

Ⅰ. 탈종교 세대

20대, 그들에게 종교는 권위나 구속의 상징이 되었지만, 마음을 다스리는 기술은 여전히 필요합니다.

20대 무종교 비율 70%


교회와 절은 멀어졌지만, 명상 앱과 유튜브는 가까워졌습니다.

흥미롭게도 이런 흐름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납니다.

방탄소년단의  RM 화엄사에서


방탄소년단의 RM은 인터뷰에서 “불교의 ‘무상’ 개념에서 큰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음악과 SNS에는 “멈춤, 호흡, 사유” 같은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이는 종교적 믿음이 아니라, 불확실한 시대를 견디는 사유의 태도입니다.

종교는 사라졌지만, 종교적 욕망은 ‘실천’과 ‘사색’으로 남아 있습니다.
20대는 기도 대신 명상을, 교리 대신 감정 일기를 선택하며
종교의 형식은 거부하면서, 영성의 효용은 유지하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Ⅱ. 20대가 찾는 것은 내세가 아니라, 지금을 견디는 힘입니다

 

기독교가 내세의 구원을 말할 때, 20대는 현세의 회복력을 말합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죽은 뒤의 세상’이 아니라 ‘오늘의 나’입니다.
불안정한 고용, 불투명한 미래, 관계의 단절 속에서 필요한 것은 신의 축복이 아니라
내면을 단단히 세우는 기술입니다.

 

이 지점에서 불교는 자연스럽게 젊은 세대의 언어와 맞닿습니다.
불교가 가르치는 마인드풀니스, 무상(無常), 중도(中道)는
지금 세대를 위한 정신의 프레임으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블랙핑크의 제니는 인터뷰에서 “명상과 호흡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그녀에게 명상은 종교가 아니라 ‘마음의 체력 관리법’입니다.

제니 만트라



이처럼 불교의 개념은 더 이상 신앙의 교리가 아니라,
불안을 다스리는 현대적 심리 기술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20대는 구원 대신 평정을, 믿음 대신 집중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불교의 언어로 더 쉽게 번역됩니다.

Ⅲ. 불교는 이제 종교가 아니라 ‘힙한 정서 코드’입니다

불교는 신앙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코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명상, 절, 굿즈, 수행복이 ‘힐링’과 ‘감성’의 언어로 변주되며
20대의 소비 문화 속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반가사유상’이 전시회와 SNS 밈으로 확산되고,
템플스테이 예약률의 절반 이상이 비종교인으로 채워지는 현상은
‘불교를 믿는 세대’가 아니라 ‘불교적으로 사유하는 세대’의 등장을 보여줍니다.

팝스타 케이티 페리(Katy Perry) 역시 명상과 불교 수행을 꾸준히 이어온 인물입니다.
그녀는 “명상은 나를 다시 현재로 돌아오게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신앙’이 아니라 집중과 평정의 미학을 추구하는 문화로 해석됩니다.

즉, 20대에게 불교는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힙한 감정, 정신의 균형, 내면의 디자인입니다.
절에 가지 않아도 불교를 체험할 수 있고, 스님을 만나지 않아도
명상 콘텐츠를 통해 마음의 질서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Ⅳ. 현실적 수행, 불교적 태도는 일상의 기술로 남습니다

신앙에서 기술로의 전환

‘현세적 영성’이라는 말은 모순처럼 들리지만,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그것을 가장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죽음 이후를 준비하는 대신, 오늘 하루의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 더 절실합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Steve Jobs) 역시 불교 수행과 명상을 일상화한 대표적 인물입니다.
그는 일본 선불교(禪佛敎) 수행을 통해 ‘단순함과 집중’의 철학을 제품 디자인에 녹여냈습니다.
그에게 불교는 종교가 아니라 사유의 기술이었습니다.

이처럼 불교는 종교적 체계보다 ‘사유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불교의 언어는 젊은 세대에게 구원의 메시지가 아니라
지금을 견디는 정신의 구조로 작용합니다.
명상은 더 이상 수행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현대인의 ‘마음의 운동법’이 되었습니다.

 

20대는 절에 다니지 않아도 불교적으로 생각합니다.
스님을 만나지 않아도 명상을 하고, 교리 대신 평정을 배웁니다.
그들에게 불교는 신앙이 아니라 삶의 태도,
그리고 현세를 견디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마음의 기술입니다.

이 새로운 세대는 내세보다 현세에 충실합니다.
그들의 종교는 믿음이 아니라 실천이며, 구원 대신 마음의 회복을 택합니다.
불교가 힙해진 이유는 바로 이 현세 중심의 감각,
즉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는 능력”을 가장 명확히 언어화한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불교힙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현세적 영성의 탄생이라는 시대의 징후입니다.
20대는 신을 찾지 않습니다. 대신,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웁니다.
그 배움의 언어가 바로 ‘불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