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4. 07:26ㆍ인생 2막
PESM(Personnes Encombrées de Surefficience Mentale): 생각이 많은 나를 이해하기 시작한 이야기
늘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며 살아왔습니다. 잠들지 못한 채 새벽을 맞이하는 밤이 많았고, 사회적 관계에서조차 사람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지나치게 준비하고 걱정했습니다. 나는 이런 성향이 그냥 내 성격이라 믿어왔지만, 어느 날 유튜브에서 오은영 박사의 프로그램 속 브라이언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나에게 이름이 붙여진 성향이 있다는 걸요. 그것이 바로 PESM(Personnes Encombrées de Surefficience Mentale)정신적 과잉 활동 증후군. 이 사실을 알게 된 뒤, 내 유년 시절과 현재의 나를 차분히 바라보며, 그동안 나를 괴롭혔던 마음을 이해하고 싶어 졌습니다. 이 글은 그런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고민을 가진 누군가에게 작은 공감과 도움이 되길 바라며 씁니다.
PESM이란 무엇인가?
저의 증상은 대략 이러했습니다.
-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 사회적 관계에서 부정적 평가를 피하려고 지나치게 준비한다.
- 작은 실수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후회한다.
- 다른 사람의 감정과 표정에 민감하다.
- 생각이 멈추지 않아 불면증을 겪는다.
PESM은 프랑스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로, 직역하면 “정신적으로 과도하게 효율적인 사람들”을 뜻합니다. PESM은 정보수신량이 더 많고 더 중요하게 취급하는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시각, 청각, 촉각, 모든 감각이 다른 사람들보다 예민해요. PESM을 가진 사람들은 머릿속에서 생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너무 많은 가능성을 고려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데에 지쳐버리곤 합니다. 문제를 빠르게 파악하고, 감정과 사회적 신호에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그 민감함 때문에 스스로를 괴롭게 만들기도 합니다. 흔히들 ‘생각이 많은 사람’ 또는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그것이 하나의 심리적 성향입니다.
PESM의 특징과 증상: 내 경험을 담아
PESM인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고 해요.
혹시 다음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PESM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 “내 머릿속은 늘 시끄럽다.”
- “작은 일에도 한참을 고민한다.”
- “쉬고 있어도 편하지 않다.”
- “생각이 꼬리를 물어 잠이 잘 오지 않는다.”
PESM의 가장 큰 특징은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가지 시뮬레이션을 머릿속에서 돌리며,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하려는 버릇이 있습니다. 저는 누군가와 대화할 때마다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지나치게 염려했고, 그 때문에 작은 실수조차 용납하지 못했습니다. 중요한 일을 맡으면 몇 날 며칠 동안 계획을 다듬고 또 다듬었지만, 결과가 나오면 만족하기는커녕 더 잘할 수 있었을 거라는 후회만 남았습니다. 이렇게 자꾸만 생각이 쌓여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사회적인 부분에서도, 사람들의 표정 하나 말투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비난받지 않기 위해 모든 요소를 통제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지치고, 더 불안해졌습니다. 또 사람 중에도 부정적인 사람이 있으면 끊임없이 생각하게 되고 생활이 질이 현저히 떨어지면서도 해답을 찾을 때까지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어 괴로웠습니다.
PESM과 함께 살아가기
어느 날 유튜브에서 오은영 박사의 프로그램 속 브라이언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나에게 이름이 붙여진 성향이 있다는 걸요. 브라이언이 PESM의 증상을 말하며, 대표적으로 불편한 것이 불면증이라고 말했어요. 그럼 약을 먹어보는 것은 어떠냐고요. 그러자 브라이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약을 먹으면 약을 먹은 상태에서 내일 해야 할 어떤 일이 생각나 몽롱한 정신으로 일어나 그 일을 준비하고 있다"라고요. 저와 완전히 같은 증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PESM을 확신했어요. 찾아보니 PESM은 고칠 수 있는 약물 등으로 고칠 수 있는 치료법이 없습니다. 병으로 분류되지도 않는다고 하고요.
오은영 박사가 브라이언에게 제시한 해결법은 "생각의 꼬리를 자르는 연습을 해야 한다"였습니다. 이게 될까요? 생각의 자루를 열고, 생각을 넣은 다음, 잊으라고요. 이게 될까요? 잘 안됩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이 생각이 당장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생각이라면 멈춰!"라고 하는 거예요. 이게 될까요? 이건 됩니다.
이 생각이 생각만으로 끝날 생각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당장 해야 하는 행동에 대한 생각"이 아니라면 그만 생각하자.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러니 좀 낫더라고요. 하지만,
PESM과 마주하며 찾은 해답
그래도 내면에서 계속 나는 왜 이렇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또 차올라 생각이 계속됐습니다. 왜인지, 왜? 나는 이유를 알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아주 오래전에 명상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분명히 명상은 나를 변화시켰어요. 제가 배웠던 명상은 내가 제삼자가 되어서, 나의 기억나는 아주 어릴 때의 저를 목격하며 오늘의 나까지 바라보는 명상이었습니다.
그 명상의 효과는 내가 기억하는 어떤 기억, 사건, 내가 처음 두려움을 느꼈을 때, 내가 처음 적대감을 갖게 되었던 사람 등이 제삼자의 눈으로 봤을 때는 매우 자연스럽고 평범한 일들이었다는 것과 주위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까지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었습니다.
나는 PESM이 된 나를 이해 하고 싶어서 다시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명상을 통해 다시 나를 제3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며, 내가 왜 이렇게 살아왔는지를 곱씹었습니다.
내가 타인을 대하는 행동은 어디에서 흘러와 나 자신을 괴롭게 하는 걸까. 나는 왜 이렇게 생각이 많고, 지나치게 대비하는 성격이 되었을까. 그 이유를 알고 싶었습니다.
명상 속에 나는 유년 시절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 하며 내 감정을 외면하고, 마음에 없는 말을 하고, 심각한 일을 별일 아니라는 듯 말하고, 밤새 끙끙대면서 사회적으로 "이렇게 해야 한다"라고 배운, 배운 대로만 행동해 온 것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어릴 적 형성된 비난받지 않기 위한 믿음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비로소 내가 왜 지쳤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마무리: 같은 고민을 가진 당신에게
혹시 당신도 이유 없이 피곤하고, 늘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지쳐 있나요? 그렇다면 당신 역시 PESM일지도 모릅니다. 이 글을 읽으며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을 느꼈다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지나친 생각이 들 것 같을 때 입술을 움직여 "그만 생각해"라고 말합니다. 생각을 끊어내는 의도적인 행동이 있으면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저와 같은 분들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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