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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는 가득 찼는데, 왜 적자일까?” 항공업·조선업 판도 전망/2025 시점

korea dot sense 2025. 8. 14. 01:41

“비행기는 가득 찼는데, 왜 적자일까?”

여름 성수기 항공권은 여전히 비싸고, 공항 대기줄은 길어졌습니다. 여행 수요가 넘치는 것처럼 보이는데, 정작 항공사는 이익을 못 내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 와중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앞다투어 증편에 나섰고, 중국은 무비자 정책으로 여행객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작 업계는 수익 악화, 탑승률 하락, 운임 경쟁 과열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항공배송은 잘 나간다는데, 왜 여객은 안 될까?”, “K‑조선은 컨테이너선을 ‘싹쓸이’ 중이라는데, 그게 정말 좋은 신호일까?”

겉으로는 활황처럼 보이는 항공·해운 산업의 이면. 지금부터 하나하나 뜯어보겠습니다.

항공업/해운업 판도는?

 

목차

 

1) LCC(저비용항공) 공급·수요, 지금 정확히 어떤 상황인가

팬데믹이 끝난 지금, 항공 여행 수요는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LCC(저비용항공) 업계는 오히려 탑승률 하락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수요가 줄었다”는 말이 아니라, 공급이 지나치게 빨라진 탓에 상대적으로 탑승률이 낮아진 상황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2025년 2분기 기준, 국내 LCC 8개사의 좌석 공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5만 석 증가한 반면, 실제 여객 수는 16만 명 감소했습니다. 이는 항공 좌석은 남아도는데, 승객은 따라주지 않는 구조적 불균형을 의미합니다. 7월에도 같은 양상이 반복되었습니다 — 좌석은 11만 석 늘었지만, 탑승률은 오히려 감소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국내 항공 시장 전체가 부진한 것은 아닙니다. 2025년 7월 전체 항공 여객 수는 1,323만 명으로 전년 대비 성장세를 유지했습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 주요 항공사의 여객 실적은 양호한 편입니다. 결국 문제는 특정 항공사나 시장이 아니라, 저비용항공사들이 일제히 증편하면서 벌어진 공급 과잉에 있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 — LCC 손익구조의 딜레마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타며 각 LCC는 앞다투어 노선 확대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급 확대 경쟁이 과열되었고, 동시에 가격 경쟁이 심화되었습니다. 항공요금은 하락했지만, 매출 좌석당 수익(Yield) 도 함께 빠지면서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된 것입니다.

홍콩 케세이퍼시픽 사례는 이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본사 기준 여객 수익률은 –12.3%, 자회사(LCC)는 –21.6%를 기록하며, 아시아 전반에서 과잉공급과 요금 하락이 심각한 수익성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더 큰 문제는 수요 측입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25년 6월 글로벌 여객 증가율은 2.6%로, 올해 들어 가장 느린 속도를 기록했습니다. 공급은 늘고 수요는 둔화되면, 그 사이에 낀 항공사는 탑승률 하락 + 요금 하락 + 비용 증가라는 삼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단기 전망: ‘회복’보다 ‘출혈’ 가능성이 더 높다

LCC 8개사의 구조를 보면, 대부분이 고정비 비중이 높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항공기 리스료, 환율 리스크, 유류비, 인건비 등 달러 기반 비용이 많은 구조에서 탑승률이나 항공요금이 소폭만 낮아져도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2025년 4분기까지는 출혈 경쟁 지속 가능성이 높습니다. 요금이 낮은 상태에서 탑승률이 반등하지 않으면 영업이익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입니다.

중기 전망: 중국 노선 회복 여부가 핵심

중국의 무비자 정책이 시행되며, 중국 노선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중국인 방한 수는 253만 명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단체관광 비자 면제 조치(2025.9~2026.6)가 겹치며 수요 반등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모든 LCC가 같은 중국 노선에 집중할 경우, 다시 한번 공급 과잉 → 요금 하락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수익성 있는 회복이 가능할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2) 중국 ‘무비자’ 효과는 실제로 얼마나 회복시켰나? 언제까지 낙관적일까?

2025년 상반기, 항공업계에서 가장 큰 변화를 이끈 키워드는 단연 **“중국 무비자”**였습니다. 팬데믹으로 꽁꽁 묶였던 한중 하늘길이 열리면서, 특히 단체 관광객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방한한 중국인 수는 253만 명,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했습니다. 게다가 2024년 9월부터 2025년 2월까지 6개월 동안 212만 명이 방문하며, 무비자 정책 효과가 더욱 가속화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이 만든 ‘단기 특수’… 그러나 마냥 낙관해도 될까?

현재 한국 정부는 2025년 9월 29일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중국 단체관광 비자 면제 조치를 시행 중입니다. 이는 중국의 국경절(10월)과 춘절(2월) 성수기를 포함하고 있어, 중국인 단체 여행객 유입이 절정에 이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내에서도 같은 흐름이 보입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중국의 외국인 무비자 입국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 출입국 규모는 약 3,800만 건에 달했습니다. 이는 양국 모두에서 규제가 완화되면서 항공 수요 기반이 넓어지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그렇다면 항공사는 전부 이득을 보는가?

그렇다. 그러나 동시에 아니다. 중–한 노선을 공급하는 모든 항공사(국적사, 외항사 불문)는 수요 측면에서는 분명한 수혜를 입고 있습니다. 특히 LCC는 저렴한 운임과 노선 유연성을 무기로 중국 노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동시에 같은 노선에 몰린다면, 다시 한번 과잉 경쟁 → 운임 하락 → 수익성 저하라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수요는 있지만, 그 수요를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2026년 6월로 예정된 정책 종료 시점 전후가 단기 고점일 수 있으며, 그 이후에는 경쟁 과열로 인해 수익성이 다시 떨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이 무비자 호재는 ‘기회’이자 ‘시험대’인 셈입니다.

 

 

3) “이커머스는 항공으로 간다는데, 왜 항공사는 적자냐?” — 손익 구조의 함정

“요즘 온라인 쇼핑 늘었다면서요? 다 항공으로 보낸다면서요? 근데 왜 항공사는 적자예요?”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의문을 가졌을 것입니다.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해외 직구는 활발해지고, 항공 물류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작 항공사 실적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항공화물 수요는 늘었지만, ‘여객 부문’ 적자가 더 크다

글로벌 항공화물 수요는 여전히 증가세입니다. IATA(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아시아·태평양 항공사의 국제 화물 운송량(CTK)은 전년 대비 8.3% 증가했습니다. 이는 이커머스, 특히 소형 고부가가치 품목의 국제 운송이 늘어난 덕분입니다.

하지만 항공사의 손익을 결정하는 요소는 단순히 화물량이 아닙니다. 전체 항공사 수익에서 화물 부문은 일부에 불과하고, 여전히 여객 수익이 핵심입니다. 문제는 여객 부문의 구조적인 문제, 즉 운임 하락, 탑승률 저하, 고정비 증가가 항공사의 수익을 갉아먹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서 살펴본 대로 LCC는 공급과잉 상태에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고, 이는 전반적인 항공요금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탑승률이 조금만 떨어져도, 항공사는 고정비를 감당하지 못해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커머스 특수’가 모든 항공사에게 이득이 될까?

이커머스가 늘면 항공 물류가 늘고, 이는 항공사의 수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일부 맞고, 일부 틀립니다. 특히 최근에는 다음과 같은 구조적 리스크가 병존합니다.

  • 수익성 하락 리스크: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해외 직구에 대한 면세 한도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조치는 홍콩·중국발 전자상거래 화물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 운임 인하 압박: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이 가격을 중심으로 물류 파트너를 선정하면서, 항공사 간 가격 경쟁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LCC 자회사를 통해 화물사업을 병행하는 항공사는 수익성 악화가 이중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케세이퍼시픽의 사례는 이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본사 화물 수익률은 하락하고, 자회사(LCC)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즉, 이커머스는 성장 중이지만, 항공사의 총손익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입니다.

결론: 이커머스는 ‘보완재’ 일뿐, 구조를 바꾸지 못한다

항공사 입장에서 이커머스는 분명히 도움이 되는 수요 요인입니다. 그러나 항공사의 핵심 수익원은 여전히 여객 부문이며, 여객 부문이 무너지면 전체 손익도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커머스를 통한 화물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여객 사업의 수익성 회복 없이는 항공사의 흑자 전환이 어렵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4) “항공배송이 좋아지면 해운은?” — 어떤 선종·산업이 유망한가

그렇다면 해운업은 ?

 

이커머스가 항공배송 수요를 견인하며 항공 물류가 각광받는 지금, 많은 이들이 궁금해합니다.
“그럼 해운은 불리해지는 건가요? 아니면 다른 기회가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항공 물류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해운 산업은 여전히 구조적으로 강력한 수요 기반을 확보하고 있으며, 특히 특정 선종과 기술력 중심의 고부가 선박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해운이 살아남는 법: 고부가가치 & 에너지 중심 선박 수요

LNG 운반선·가스선: 조선업계의 ‘캐시카우’

2025년 현재, 한국의 ‘조선 빅3’(HD현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의 수주잔고 중 약 70%가 가스선(LNG 등) 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은 매우 상징적입니다.
세계적으로 미국의 LNG 수출 확대 흐름이 이어지며, 장거리 고부가 에너지 수송이 가능한 선종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고부가 선종은 단가가 높고, 기술장벽이 크며, 환경규제에 최적화되어야 하기 때문에, 한국 조선업체가 강세를 보이기 유리한 영역입니다. 특히 LNG 운반선은 단가와 안정성이 모두 중요중국보다 한국 조선소에 수요가 몰리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친환경 컨테이너선: 메탄올·LNG 듀얼퓨얼

항공배송이 소형·고속을 담당한다면, 해운은 대량·장거리의 친환경 수송 수단으로 진화 중입니다.
2025년 들어 한국 조선업계는 컨테이너선 52척, 총 83억 달러 상당을 수주하며, 메탄올·LNG 등 친환경 연료 선박 비중을 59%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이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배출 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로, 향후 기존 선박 교체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차세대 연료 운반선 및 신에너지 선박

지금 조선산업에서는 ‘LNG 이후’를 겨냥한 차세대 연료 선박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액화수소 운반선(LH₂) 개발이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며, 이는 미래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습니다.

즉, 항공배송이 전자상거래와 소형 물동량을 재편하고 있는 동안, 해운 산업은 대형·에너지·친환경으로 이동 중인 수요 흐름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해운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고도화된다

항공배송이 주목받고 있음에도, 해운은 ‘운송 시장의 뼈대’로 여전히 건재합니다.
무게와 부피, 단가, 거리, 연료비 등 복합 요인이 작용하는 국제 물류 시장에서,
항공과 해운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입니다.

중요한 건 해운이 단순 운송을 넘어, 에너지와 기후변화 대응, 기술 중심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항공업계가 요금 경쟁과 단기 수익성에 집중하고 있을 때, 조선·해운 산업은 기술력과 친환경 대응력으로 구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5) “K‑조선이 컨테이너선 ‘싹쓸이’?” — 무슨 뜻이고, 왜 중요한가

최근 산업 기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바로 **“K‑조선이 컨테이너선을 싹쓸이했다”**는 말입니다.
처음 들으면 ‘한국 조선업체가 전 세계 발주를 전부 가져갔다’는 느낌이 들지만, 실상은 조금 더 복합적이며 그 안에 산업 구조 변화의 결정적인 힌트가 숨어 있습니다.

‘싹쓸이’의 진짜 의미: 고부가·고사양 선박 중심 점유율 상승

2025년 들어 한국의 조선 3사(HI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는
총 52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고, 금액으로는 약 83억 달러에 달합니다.

그런데 이들 선박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16,000 TEU급 이상 대형 선박
  • 친환경 이중연료(듀얼퓨얼) 탑재
  • IMO 환경규제 기준에 적합한 고사양 스펙

즉, 단순히 수주량이 많아졌다기보다 ‘가장 비싸고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고부가 선종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2025년 상반기 기준, 한국 조선업계의 듀얼퓨얼 선박 수주 비중은 59%**로, 친환경 선박 부문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실제 사례로 본 ‘싹쓸이’ 현상

  • 완하이(Wan Hai) 사례: 대만 선사 완하이는 16,000 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을 대량으로 한국 조선소에 발주했습니다.
    이는 단가와 납기, 기술력 모두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입증한 대표 사례입니다.
  • 미국과의 군수·LNG 연계 계약: 한국 조선소는 미국 에너지 기업 및 국방 관련 수요에 대응해 LNG선, 군수지원선 등을 포함한 다목적 계약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상선 발주를 넘어서, 전략적 수주 거점 확보라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왜 중요한가? — 산업·기술·지정학의 ‘삼각 축’

컨테이너선 수주는 단지 민간 수요를 넘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 탄소중립, 해양 주권 확보 등 여러 전략적 요소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 기술 중심 재편: 탄소배출 규제 강화에 따라, 단순 제작보다 친환경 기술 내재화가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합니다.
  • 정치·안보 리스크 대응: 미·중 갈등, 중동 위기 등으로 인해 에너지 및 물류의 안정적 확보가 기업과 국가 모두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 산업 파급 효과: 조선 수주는 단일 산업을 넘어 기자재·철강·전자·AI 기반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산업으로 파급 효과를 확장합니다.

따라서 한국 조선업의 ‘싹쓸이’는 단지 지금 잘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앞으로 조선 산업이 기술과 전략,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잡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신호탄이기도 합니다.

 

 

 

6) 시사점 — “항공 비용구조 리스크 현실화 vs K‑조선 반사이익”

지금까지 살펴본 항공과 해운, 조선 산업의 흐름을 종합해 보면, 두 산업은 모두 회복의 길에 있지만 ‘완전히 다른 조건’에서 경쟁 중이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그 격차의 핵심은 바로 비용구조와 수익성 확보 전략입니다.

항공: 구조적으로 불리한 게임판

LCC(저비용항공사)는 팬데믹 회복과 동시에 공격적인 증편에 나섰지만, 수요는 이를 충분히 따라주지 못했습니다.
2025년 2분기 기준으로 LCC 8개사는 좌석 수는 급증했지만, 탑승객은 감소, 결국 탑승률은 하락하고 단가(요금)는 떨어졌으며, 그 결과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구조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LCC의 경우, 리스료·유류비·환율 등 대부분 비용이 고정비 또는 외부 변수에 따라 결정되며,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수익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무리한 공급 확대는 오히려 적자를 키우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셈입니다.

중국 무비자 정책과 같은 긍정적 요인이 있더라도, 모두가 같은 시장을 노린다면 결국 이익은 줄어들고 경쟁은 더 치열해지는 제로섬 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조선: 고부가·기술 중심의 전략적 반사이익

반면 한국 조선 산업은 구조가 완전히 다릅니다.
무리한 저가 경쟁 대신, 친환경, 고부가, 전략 물자 중심의 선박을 수주하며 오히려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결정권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LNG선, 메탄올 선박, 액화수소 운반선,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사양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수요자 측에서도 기술력과 납기, 품질을 중시하기 때문에 한국이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용이한 구조입니다.

즉, 항공이 단가 인하와 경쟁 과열이라는 함정에 빠진 반면, 조선은 전략적 수요 확보와 기술 기반 경쟁력으로 반사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수요가 많다고, 모두 이익을 보는 건 아니다"

 

 

이커머스의 성장, 중국 관광객의 회복, 글로벌 물류 재편 등 겉으로는 모두가 ‘호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호재를 어떻게 수익화하느냐, 즉 비용 구조와 산업 전략의 설계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 항공(LCC): 공급 확대 → 탑승률 하락 → 수익성 악화
  • 조선(K‑조선): 고부가 수요 집중 → 고단가 수주 → 수익성 확보

앞으로의 시장도 단순히 ‘누가 더 많이 파느냐’보다,
누가 더 ‘비싸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파느냐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투자자, 산업 관계자, 정책 결정자 모두는 단기 수요 지표보다 구조적 수익성과 산업 전략의 방향성에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

 

 

마무리 요약

  • 항공은: 무비자 정책, 이커머스 수요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손익 개선에 어려움
  • 조선은: 고부가·친환경 선박 수요에 힘입어 반사이익 + 수익성 동반 성장 중
  • 결론은: 양쪽 산업의 호재는 같지만, 결과는 다르다 — 구조의 차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