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 중 슬럼프에 빠져 우울하다면 [일기 쓰는 시간을 바꿔라]
나는 모닝 페이지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 자기혐오에서 나를 구한 아침 습관
실직은 예상보다 더 오래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일을 하지 않는데도 머릿속은 늘 회사에서 일어난 일들로 가득했습니다. 나를 불편하게 했던 동료, 불공정했던 순간, 말하지 못했던 억울함들이 끊임없이 떠올랐습니다. 몸은 쉬고 있었지만, 마음은 한 번도 쉰 적이 없었습니다. 그 고리를 끊고 싶었습니다. 더 이상 지나간 일에 발목 잡히고 싶지 않았고, 앞을 보고 걷고 싶었습니다.
10년 동안 쓴 일기를 버리다.
저는 마음이 힘들 때 일기를 자주 썼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일기를 쓰고 나면 더 후회하고, 더 우울해졌습니다.
어느 날 10년 치 일기장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기록 속에는 늘 화가 나 있고, 우울해하고, 괴로워하는 나만 있었습니다.
“오늘도 어제랑 똑같이 흘렀다.”
“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나를 괴롭게 하는 사람에게 당한 생각이 났다.”
그 순간 나는 결심했습니다. 이 일기들은 더 이상 나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고.
10년간의 기록을 손수 다 쓰레기장에 내다 버렸습니다. 하나도 아깝지가 않았습니다.
책 『The Artist’s Way』에서 소개한 [모닝페이지 Morning page]
모닝페이지를 알게 된 건 우울한 모습의 탑 슈퍼모델 벨라하디드가 우울증을 극복한 경험을 공유한 한 유튜브에서였습니다. 눈물을 머금은 채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은 거울 속의 나 같아서 그 모습을 보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저는 벨라하디드가 권장한 책 『The Artist’s Way』를 읽어보았지만 그 책 전부 중에 실천해 보고 싶은 건 단 하나였어요.
바로 아침 일기 [모닝 페이지]를 쓰는 것입니다.
모닝 페이지란 무엇인가요?
모닝 페이지는 미국의 작가 줄리아 캐머런이 『The Artist’s Way』에서 제안한 창의성 회복 도구라고 해요. 저는 실제로 모닝페이지를 실천했어요. 효과는 놀라왔습니다. 저의 경험을 공유할게요.
모닝 페이지, 이렇게 씁니다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씁니다.
- A4용지 기준 3페이지를 손글씨로 채웁니다. 3페이지는 꼭 쓰도록 합니다. 그러나 3페이지가 넘어가면 멈춥니다.
- 6주간 절대 다시 읽지 않고,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습니다.
예시:
- “오늘은 향이 좋은 커피가 먹고 싶다.”
- “화분에 물을 좀 줄까, 화분을 바꿔줄까.”
- “창밖의 햇살이 좋다 내가 기억하는 좋은 날도 이랬는데.”
아침 글쓰기의 힘 – 나의 실천 방법과 경험
A4 3페이지를 손으로 쓰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아세요??
거의 45분 정도 걸려요. 더 오래 걸리는 날도 있었습니다.
슬럼프 중에... 무기력 중에 45분을 쓰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경험이 나를 반드시 바꾸어줄 거라고 믿었어요. 왜냐면 이 방법 말고는 다 해본 것 같았고. 이제 이 방법 아니면 절망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무기력 중에는 아침에 일어날 수도 없어서, 아침에 쓰는 일기라고 할 수도 없었어요. 그렇지만 저는 하루의 시작을 유튜브를 켜기 전에, 핸드폰에 빠지기 전에, 무언가를 하고 싶지 않은 오늘 하루의 처음에 일기장을 꺼내 썼어요.
저는 한 권의 모닝 페이지 노트를 가득 채웠고 두 달 정도가 걸렸습니다. 그리고 두 달 동안은 한번도 다시 읽지 않았어요. 한 권의 노트를 다 채운날 처음으로 다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의식의 흐름이 바뀌어 가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10년 동안 쓴 일기를 다 내다버렸지만 두 달 동안 쓴 이 일기장은 참 자랑스러웠고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음 일기장을 좀 더 예쁜 것을 샀습니다. 그리고 "이 일기장이 다 채워질 무렵 더 좋은 나를 만나기를."이라고 첫 장에 적었습니다.
모닝 페이지가 바꾼 것들
1. 무기력감, 자기 혐오의 전환
밤에 쓰는 일기에는 자기 혐오, 자아 학대, 후회, 괴로움, 타인과의 갈등 중에 상처 입고 힘들었던 내용들이 쓰여있어요. 하지만 아침에 쓰는 일기에는 참으로 소소해도 계획을 쓰게 돼요. 오늘은 날씨가 참 좋다. 오늘은 배달시키지 말고 나가서 과일을 사야겠다. 오늘은 어제보다 진한 커피를 마셔야겠다. 오늘은 산책을 해야겠다. 등등의 계획을 씁니다. 아침이니까요.
2개월 후에 읽어보는 나 일기에는 후회는 없습니다. 잔잔하고 너그러운 나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2. 감사함. 만족감
저는 늘 이성적인 잣대로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했습니다. 함부로 웃지 않고 좋아하지 않았어요. 또 자신에게도 인색해서 늘 부족한 나 자신에게 불만족했습니다. 그러나 눈뜨자마자 괴로움에 빠지지 않는 아침에 쓰는 일기에는 이 삶에 대한 고마움과 현실에 대한 소소한 만족감 등이 들어있었어요.
✔ 모닝페이지는,
모닝 페이지는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손으로 쓰는 세 장 분량의 자유 글쓰기입니다.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 종이에 쏟아내는 생각 정리 글쓰기입니다. 할 말이 하나도 없죠? 그래도 그냥 쓰는 거예요. 그냥 쓰려고 쓴다.. 하면서요. 3페이지를 꼭 쓰고 멈춥니다.
- 주제 없음
- 문법 무시
- 맞춤법 신경 쓰지 않음
- 남에게 보여주지 않음
✔ 왜 아침인가요?
아침은 외부 자극이 개입되기 전, 가장 순수한 내면의 언어가 드러나는 시간입니다. 아직 하루의 감정이 입혀지기 전, 내 안의 진짜 감정과 계획이 튀어나오는 시간입니다. 아침에 쓰면 자연스럽게 하루를 그리는 글이 됩니다.
✔ 왜 손글씨인가요?
손글씨는 뇌와 감정의 연결을 깊게 자극합니다. 타이핑보다 느리기 때문에 생각을 ‘느끼며’ 정리하게 되고, 더 진솔한 언어가 나옵니다. PC로 쓰시면 안되요.
마무리: 매일 아침, 나를 다시 만나는 시간
저는 지금도 밤에 무언가 일기가 쓰고 싶을 때, 내일 아침을 생각하면서 참습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에 좀 일찍 서둘러서 일기 쓰고 나가야겠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그 일기에는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나, 어떤 대화를 하고 싶다거나, 어떤 만남이었으면 좋겠다거나, 하는 바람도 적게 돼요.
아침에 시간을 내는 건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내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목격하는 순간, 그 시간을 내는 것은 어렵지 않게 되더라고요. 내일은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 아침에 모닝페이지 써야 되겠다. 하고 일어납니다. 일기도 매일 쓰는 게 아니니까 지금은 중요한 일이 있을 때라도 꼭 시간을 내어 쓰고 있어요.
방향을 잃은 사람, 마음이 어지러운 사람, 다시 걷고 싶은 사람을 위한 습관입니다. 매일 아침 나를 향한 글을 쓰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자기혐오에 시달리던 내가 쓴 아침 일기를 읽는 순간,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참 괜찮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당신도 내일 아침, 첫 3페이지를 적어보세요. 그리고 덮으세요. 그렇게 한 권의 일기를 써보세요. 정말 한번 해보세요.